아버지께. 돈머르 변경백의 도박빚을 대신할 브라누 가의 저택의 소유권이 어제 완벽히 처리되었습니다. 이번이 몇 번째 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돈머르 변경백은 앞으로 지게 될 빚이 얼마든 그걸 갚을 재력이 있단 것입니다. 저택의 소유권은 국왕 산하 검찰국에게 돌아갔습니다. 신설 예정인 브라소브 주 검찰국 쿠르데아르제슈 지청의 검찰관 공관으로 쓰...
천하장사도 못 이기는 게 세상에 두 가지있다. 자기 자신의 눈꺼풀과 뱃멀미. 뭐가 추가된 것 같다고? 이런 타이밍에선 입 다물고 고개나 끄덕이자. 지금 이 청년은 지적질에 맞대응할 힘도 없고 그럴 기분도 아니다. 신요코국의 제2왕자, 왕국 내 견줄 자가 없는 불세출의 장사... 였던 로널드는 깊은 바다를 향해 실컷 먹은 것을 게워내고 있었다. "Kitttt...
세제가 묻은 미끈한 접시가 경쾌한 소리를 내며 싱크대 모서리에 부딪혔지만, 잿더미에 처박힌 바람에 깨지진 않았다. 놀란 헌터는 조리대를 넘어 얼른 싱크대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안해." 또 드라루크가 우발적으로 죽어버렸다. 보통 이 타이밍이라면 "이젠 설거지도 제대로 못 하는 거냐, 망할 모래?"라고 타박할 것이다. 녀석이 심리적 타격에도 죽는 ...
뭔가 엄청 힘들고 아슬아슬한 하루였다. 일단 해가 떠 있을 땐 어텀의 튀김기에서 로나전 원고를 했고, 신요코로 돌아오는 전철을 간발의 차로 놓쳤으며 사무소에 도착한 순간 소나기가 내려서 빨래가 젖어버렸다. 묘하게 지쳐서 오늘은 마음대로 사무소에 임시 휴업 딱지를 붙여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다 큰 어른이 투정을 부리면 안 된다. 투정을, 부리면 안 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의 소리를 들어보게나. 바람 한 점 불지 않아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고? 음, 당연한 걸세. 잠깐! 그리 성질 급하게 굴지 말게. 괜히 이야기를 꺼낸 게 아니니까. 일단 주먹은 넣어두라고. 위압감에 죽을 것만 같아. 예전에 할아버님께 하늘에 관해 물어본 적이 있다네. 트란실바니아 성의 회랑을 장식하고 있는 유화 중에 아름다운 창공을 그린 ...
드라루크의 원고 (만년필로 고급스럽게 적혀있다) 처음뵙겠네 제군들! 이 몸은 2권에서부터 출연한 진조이며 무적인 흡혈귀 드라루크다! 안타깝게도 자네들이 좋아하는 애송이는 요새 잠이 늘어서 원고를 진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네. 이 몸이 <로널드 워 전기>의 최종장을 장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어텀 서점의 후쿠마 편집장과 샌즈 양에게 예를 표하...
점장님의 장례식에서 돌아오는 길부터 이상한 조짐이 보였다. 드라공은 가느다란 손으로 답지 않게 내 손을 강하게 옭아맸다. 내 손가락을 흐르는 맥박에 안심했는지 그제야 한시름 놓은 듯 한숨을 쉬었다. 분향 때도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았지만, 그 눈은 슬픔을 한가득 담고 있었다. 드라공이 신요코하마에 정착한 지 30년 쯤 되었고 참 시끌벅적 했다. 어쩌면 영...
안녕. 내 이름은 모브. 모X사이코 100의 모브가 아니다. 직업은 방학 중인 여대생, 한국인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아마도 신요코하마에 와 있다. 아니, 여긴 절대로 신요코하마다. 정신을 차리니 나는 야구권 다이스키에게 걸려서 야구권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 여권도 없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어도 되나? 어라? 이거 경찰서에 가면 여권법 위반으로 추...
"술 배틀하자." 로널드가 탈고하이가 되어버렸다. "자라." "흐흐흐, 신년 선물로 받은 위스키가 여깄었나?" 드라루크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탈고하이 고릴라가 부엌 찬장을 뒤졌다. 짙은 갈색 나무상자에 들어있는 그것은 딱 봐도 도수가 높아 보였다. 잠깐, 드라루크는 아직 로널드에게 주량을 알려준 적이 없다. 고등 흡혈귀는 오늘만 특별히 5세 아이의 장난에...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제가 드디어 수험생 딱지를 뗐습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작품으로 찾겠습니다!
나루호도는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필름 중간이 끊겨 결말을 잃어버린 영화 같았다. 그 아이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뇌 속을 곱씹어보아도 떠오르는 것은 두 가지뿐이었다. 비바람에 살랑거리며 떨어진 꽃잎과 그 아이의 이름. 가뜩이나 늘어난 상의를 주욱 잡아 당기더니, `미츠루기 레이지`라고 했던가. 글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어서 "`...
아 제가 나루호도랑 미츠루기 데이트하는거 봤다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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